구글 웨더넥스트 태풍 예보 하루 앞당기고 코드까지 공개

구글 웨더넥스트 태풍 예보 하루 앞당기고 코드까지 공개

해마다 여름 끝물이면 태풍 진로 예보를 새로고침하는 게 일이 된다. 지도 위에 부채꼴로 펼쳐진 진로 범위가 하루하루 좁혀지는 걸 보면서, 사흘 전에 이만큼만 알았어도 준비가 달랐을 텐데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배포 전날 밤에야 버그 위치를 알게 됐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다.

2026년 8월 6일 구글 딥마인드가 Nature에 논문을 내고 태풍 예보 AI WeatherNext(웨더넥스트)의 성과를 공개했다. 두 달 반쯤 지난 발표를 지금 다시 꺼낸 이유는 하나다. 코드와 가중치가 GitHub에 올라와 있고, 가벼운 버전은 무료 Colab에서 돌아간다. 기사로 읽고 끝낼 소식이 아니라 개발자가 직접 돌려 볼 수 있는 모델이다.

무엇이 달라졌나

딥마인드 설명으로는 웨더넥스트의 3일 예보가 기존 모델의 2일 예보만큼 정확하다. 같은 정확도를 평균 하루 먼저 손에 쥔다는 얘기다. 딥마인드는 이 차이를 "roughly a decade's worth of meteorological progress"(기상학 약 10년치 진보)라고 불렀다.

열대성 저기압(태풍, 허리케인)은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에서 70만 명 넘는 목숨을 앗아 갔고, 경제 손실은 1조 4,000억 달러에 이른다(딥마인드 발표). AI매터스는 이 금액을 약 1,974조 원으로 환산했다. 이 숫자를 옆에 두고 보면 대피 결정을 하루 먼저 내린다는 건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경로와 강도를 모델 하나로

그동안 태풍 예보는 일을 둘로 나눠서 했다. 어디로 가는지(경로)는 성긴 격자의 전 지구 모델이 맡았다. 얼마나 세지는지(강도)는 고해상도 지역 모델 몫이었다. 웨더넥스트는 이 둘을 모델 하나로 함께 예측한다.

학습에는 약 20TB 분량의 전 지구 대기 데이터와, 과거 폭풍 약 5,000개가 담긴 IBTrACS 데이터베이스를 썼다.

확산 대신 FGN, 그래서 8배 빠르다

이전 모델 GenCast는 확산(diffusion) 방식이었다. 예보 한 단계를 만들 때마다 신경망을 수십 번 통과해야 했다. 웨더넥스트가 쓰는 Functional Generative Networks(FGN)는 한 단계에 한 번만 통과하면 끝난다. The Decoder 보도로는 이 덕분에 8배 빨라졌다.

딥마인드는 TPU 한 장으로 15일 예보 하나를 1분 안에 만든다고 밝혔다. 내 노트북이 프로젝트 하나 빌드하는 시간보다 짧다. 속도가 붙자 앙상블(가능한 시나리오 묶음)도 지난해 50개에서 올해 1,000개로 늘었다.

숫자로 보기

5일 예보의 태풍 중심 위치 평균 오차(The Decoder 보도 기준)는 이렇다.

모델 5일 경로 오차
ECMWF 앙상블(ENS) 370km
GenCast(딥마인드 이전 모델) 335km
WeatherNext 230km

직접 계산해 보면 ENS보다 (370 − 230) ÷ 370 ≈ 37.8%, GenCast보다 (335 − 230) ÷ 335 ≈ 31.3% 줄었다. 230km면 서울에서 대구까지 직선거리쯤 되니 아직 작은 오차라고 하긴 어렵다. 그래도 같은 5일 앞을 내다보면서 진로 범위를 이만큼 좁혔다는 데는 의미가 있다.

다른 숫자도 몇 개 더 있다(The Decoder가 전한 논문 내용).

  • 3일 강도 예보는 미국 지역 모델 HAFS보다 3.75노트(약 4.3mph) 더 정확하다.
  • 앙상블을 50개에서 1,000개로 20배(1,000 ÷ 50) 늘리면서, 임계 성공 지수(critical success index)가 0.3 미만에서 0.5로 올랐다.
  • NHC 공식 합의 예보에 넣어 본 시뮬레이션에서 경로 예보는 평균 28%, 강도 예보는 약 6% 나아졌다.

해상도를 낮췄는데 더 잘 맞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오래 붙잡고 읽은 대목이다. 웨더넥스트는 28×28km 격자 데이터만 있으면 된다. 딥마인드 표현으로는 "100x coarser than traditional models"다. 1° 격자(약 111km)에서 도는 Mini 버전도 성능이 괜찮다.

태풍 강도는 눈 주변의 미세한 구조에 달린 값이다. 그런데 그걸 성긴 격자에서 더 잘 맞힌다. 딥마인드는 그 이유를 아직 풀지 못한 연구 질문이라고 밝혔다. 만든 쪽이 이유를 모른다고 솔직하게 적어 둔 점이 오히려 믿음이 갔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잘 돌아가는 코드는 개발자라면 한 번쯤 만나 봤을 텐데, 그게 기상 모델 크기로 나타난 모양이다.

실전 기록도 있다. 2025년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허리케인 멜리사가 급격히 발달해 자메이카에 상륙할 것을 예측하는 데 이 모델을 참고했다. 여기서 '급격한 발달'은 24시간 안에 풍속이 30노트 이상 강해지는 경우를 말한다(The Decoder).

직접 돌려 보기

저장소 README를 읽어 보니 시작은 간단하다. 안내된 Colab 노트북을 열면 기본 모델이 WeatherNext Cyclones Mini로 잡혀 있고, 무료로 쓸 수 있는 v5e-1 TPU 런타임을 권장한다. 큰 모델은 v5p TPU나 H100이 있어야 한다. Mini는 P100 GPU에서도 추론이 된다고 적혀 있다. GPU로 돌릴 때는 노트북 안내대로 어텐션 구현을 바꿔 줘야 한다.

로컬에 설치하려면 README가 권하는 대로 릴리스 버전을 고정해서 받는다. 연구용 코드라서 API가 예고 없이 바뀔 수 있어서다.

pip install git+https://github.com/google-deepmind/weathernext.git@v0.3.0

노트북에서는 가중치 불러오기, HRES 초기 조건 불러오기, FGN 모델 초기화, 자기회귀(rollout)로 예보 생성, 기온과 풍속 시각화, 태풍 추적기로 경로 뽑기까지 한 번에 따라 해 볼 수 있다.

경로 오차 계산법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아서 대권거리(haversine) 계산을 짧게 적어 봤다. 아래는 직접 돌려 보지 않은 예시이고, 웨더넥스트 저장소의 코드도 아니다.

# 예시: 예측 중심과 실제 중심 사이 거리(km)
from math import radians, sin, cos, asin, sqrt

def track_error_km(lat1, lon1, lat2, lon2, R=6371.0):
    dlat = radians(lat2 - lat1)
    dlon = radians(lon2 - lon1)
    a = sin(dlat / 2) ** 2 + cos(radians(lat1)) * cos(radians(lat2)) * sin(dlon / 2) ** 2
    return 2 * R * asin(sqrt(a))

예보 시각마다 이 거리를 구하고 여러 태풍에 걸쳐 평균을 내면 위 표의 "5일 경로 오차" 같은 값이 나온다.

라이선스는 노트북과 코드가 Apache 2.0, 나머지 자료가 CC BY 4.0이다. 둘 다 상업적 이용을 허용하는 라이선스지만, 각 라이선스의 고지 조건은 지켜야 한다. 학습용 ERA5, HRES 데이터는 약관이 따로 있으니 그것도 확인해야 한다.

내 생각

개발자로서 가장 크게 와닿은 건 진입 장벽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수치예보는 오랫동안 슈퍼컴퓨터를 가진 기관만 하는 일이었다. 이제는 무료 Colab TPU에서 태풍 진로를 뽑아 볼 수 있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기관이나 연구실, 재난 대응 스타트업도 직접 실험해 볼 여지가 생겼다.

한계도 분명하다. 강도 예보 향상은 6%로 경로(28%)보다 한참 작고, 강도 쪽은 여전히 기존 물리 모델의 몫이 크다. 딥마인드와 README 모두 이 모델은 예보관을 돕는 도구이며 공식 예보와 경보는 각 나라 기상청을 따르라고 분명히 적어 두었다. 한국 기상청이 이 모델을 쓴다는 자료는 찾지 못했다. Colab에서 그럴듯한 진로가 나왔다고 해서 그걸 경보처럼 퍼뜨리면 안 된다.

"왜 성긴 격자에서 더 잘 맞는지 모른다"는 대목은 연구자들에게 숙제로 남는다. 성능은 좋은데 이유를 모르는 모델을 현업에 넣을 때 믿음의 선을 어디에 그을지, 앞으로 기상 AI가 계속 부딪힐 질문이 될 것 같다.

정리

  • 2026년 8월 6일, 딥마인드가 Nature 논문으로 웨더넥스트의 태풍 예보 성과를 공개했다. 3일 예보 정확도가 기존 모델의 2일 예보 수준이다.
  • 5일 경로 오차는 230km로, ENS 370km와 GenCast 335km보다 작다.
  • FGN 방식으로 GenCast보다 8배 빠르고, TPU 한 장으로 15일 예보를 1분 안에 만든다. 앙상블은 1,000개다.
  • 코드와 가중치를 공개했고, Mini 모델은 무료 Colab v5e-1에서 돌아간다.
  • 강도 예보 개선은 아직 작고, 공식 경보는 기상청 몫이다.

GraphCast(2023년 11월), GenCast(2024년 12월)를 거쳐 웨더넥스트에 오기까지 딥마인드의 날씨 모델은 꾸준히 빨라지고 정확해졌다. 이번에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누구나 돌려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다음 태풍 철이 오기 전에 Colab을 한번 열어 볼 생각이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