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상동광산 33년 만에 텅스텐을 다시 판다

반도체 뉴스는 거의 칩 이야기다. 그런데 칩을 찍는 공장도, 그 공장에 들어가는 장비와 공구도 결국 광물에서 출발한다. 개발자가 서버를 '클라우드'라고 부르다 보면 그게 어딘가에 있는 건물이라는 걸 잊는 것처럼, 칩만 보다 보면 그 밑에 깔린 광산을 잊는다. 이번 소식이 눈에 걸린 것도 그래서다. 강원도 영월의 상동광산이 2026년 10월 24일 텅스텐 정광을 처음으로 상업 출하한다. 1993년 생산을 멈춘 뒤 33년 만이다.
한국 광산 하나가 다시 문을 열었다는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33년 전 광산을 닫게 만든 힘과 지금 다시 열게 만든 힘이 정반대다. 이 소식을 따라가면 원자재 공급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보인다.
무슨 일이 있었나
그린포스트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운영사 알몬티대한중석(모기업 알몬티 인더스트리스)이 24일 첫 상업용 텅스텐 정광을 내보낸다. 정광은 캐낸 광석에서 쓸모없는 돌을 골라내 텅스텐 농도를 높인 중간 원료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날짜순으로 놓으면 이렇다.
| 시점 | 일 |
|---|---|
| 1916년 | 상동광산 개광 |
| 1970~80년대 | 국내 대표 텅스텐 생산기지 |
| 1993년 | 중국산 저가 제품에 밀려 생산 중단 |
| 2015년 | 알몬티가 개발사업 인수 |
| 2018년 | 미국 GTP(Global Tungsten & Powders)와 장기 공급계약 |
| 2026년 3월 | 1단계 생산시설(선광장) 준공 |
| 2026년 7월 | GTP 계약 15년 → 21년, 총 물량 40% 확대 |
| 2026년 9월 | 광해광업공단 검사증 발급(9/17), 첫 판매용 정광 생산 |
| 2026년 10월 24일 | 첫 상업 출하 |
| 이르면 2026년 12월 | 본격 상업생산 (영월군 전망) |
| 2027년 | 2단계 증설 |
알몬티 쪽 발표(Rallies 보도)로는 분쇄 공정이 최대 처리량으로 돌고 있고, 회수율도 기대만큼 나온다. 2단계 지하 작업도 이미 시작했다고 한다.
왜 지금 다시 열었나
1993년에 광산을 닫은 이유는 단순했다. 중국산이 더 쌌다. 시장 가격만 보면 한국에서 캐느니 중국에서 사 오는 게 나았다.
2026년의 고민은 방향이 바뀌었다. 내가 보기엔 싸게 사는 것보다, 사는 것 자체가 되느냐가 더 큰 문제가 됐다.
- 중국 쏠림. 중국은 세계 텅스텐 광석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한다(파이낸셜뉴스, Critical Minerals News).
- 수출 통제. 중국이 2026년 1월 일본에 대한 이중용도(군사용과 민간용 겸용) 품목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텅스텐 중간 원료인 APT의 일본 수출량이 0이 됐다. 대일 APT 수출은 그 전부터 2024년 688t에서 2025년 158t으로 크게 줄어 있었다(파이낸셜뉴스, 2026-08-10).
- 현장 충격. 일본 미쓰비시머티리얼은 2026년 6월 텅스텐 중간제품 가격을 3배 넘게 올렸다. 나가노현의 한 공구업체는 원료를 평소의 30% 정도밖에 구하지 못한다고 했다(파이낸셜뉴스, NHK 인용).
- 미국 조달 규정. 알몬티 CEO 루이스 블랙은 미국 국방 조달 규정이 2027년 1월 1일부터 광석의 채굴지까지 따진다고 말했다(SEC 제출 보도자료, 2026-10-13). 내가 보기엔 중국 밖에서 나온 텅스텐을 찾는 수요가 제도로 굳어지는 셈이다.
텅스텐은 단단하고 열에 강하다. 그래서 산업용 드릴과 초경 절삭공구, 반도체 제조, 항공우주와 방산에 두루 쓰인다(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는 중국 수출 감소분을 단기간에 대신할 공급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전했다. 이런 광물을 한 나라가 쥔 채 문을 닫기 시작했으니, 33년 전 셈법은 통째로 뒤집혔다.
숫자로 보기
생산량과 계약
1단계 연 2,300톤 → 2단계 연 4,600톤 (2배)
1단계는 원석을 연 64만톤 처리해 정광 약 2,300톤을 만드는 계획이다(강원일보). 2027년 증설하면 약 4,600톤이 된다. 살 사람도 이미 정해져 있다. GTP와 맺은 계약은 기간이 15년에서 21년으로 6년 늘었고, 물량은 40% 늘었다. 내가 보기엔 광산 사업에서 제일 무서운 건 캐 놓고 못 파는 상황인데, 적어도 판매처 쪽 위험은 꽤 줄여 둔 구조다.
정광 품위(텅스텐 함량)와 계약 단가는 공개된 자료에서 찾지 못했다. 그래서 2,300톤에 가격을 곱한 매출 추정은 하지 않았다.
가격
| 지표 | 값 | 기준 |
|---|---|---|
| 유럽 APT(CIF 로테르담) | 2,900달러/mtu | 2026-10-01 |
| 같은 지표 2024년 평균 | 약 290달러/mtu (추정치) | 2024년 |
| 중국 내수 APT | 톤당 130,899달러 | 2026-05-08 |
| 중국 내수 APT 최근 | 톤당 72,368달러 | 2026-09-30 |
(자료: Critical Minerals News, SMM 자료 인용, 2026-10-04 갱신)
유럽 기준가만 보면 2024년 평균의 약 10배다. 다만 290달러가 추정치라서 '10배'도 대략적인 크기로 읽어야 한다. 중국 내수 가격은 벌써 꺾였다. 이 자료는 5월 8일 하루 급락을 조정의 시작으로 본다.
(72,368 − 130,899) ÷ 130,899 ≈ −44.7%
5월 8일 값에서 넉 달 남짓 만에 절반 가까이 빠졌다. 그래도 유럽 기준가는 2024년 추정 평균보다 여전히 훨씬 높다.
일자리
알몬티대한중석 임직원은 2023년 39명, 2025년 82명, 2026년 8월 133명이다. 3년 만에 약 3.4배가 됐고, 연말까지 70명 정도를 더 뽑을 계획이라고 한다. 폐광 뒤 침체했던 지역에서 이 정도 고용은 작은 숫자가 아니다.
영월군은 여기에 더해 산솔면 녹전리 약 6만7,000평에 총사업비 605억원 규모의 첨단산업 핵심소재단지를 계획하고 있다(2027년 착공, 2028년 준공 목표). 핵심 시설은 연 4,000톤 규모의 알몬티 산화텅스텐 가공공장이고, 6,000톤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영월군 관계자는 "채굴부터 가공·연구개발·인재 양성까지 연결되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그린포스트코리아). 내가 읽기엔 정광만 팔고 끝내지 않고 한 단계 더 가공해서 부가가치를 지역에 남기겠다는 그림이다.
내 생각: 개인 투자자로서 볼 지점
나는 이 소식을 '텅스텐 테마'로 읽지 않으려고 한다. 오히려 조심해서 볼 부분이 먼저 보였다.
1. 가격은 이미 고점을 지났을 수 있다. 중국 내수 APT는 5월 8일보다 약 45% 내려왔다. 공급 불안 뉴스가 쏟아질 때 가격이 이미 크게 움직였다는 얘기다. 첫 출하 뉴스가 나온 시점이 가격 사이클에서 어디쯤인지는 따로 따져 봐야 한다.
2. 2027년에 일정이 몰려 있다. 미국 CME(시카고상품거래소)가 2027년 1분기까지 텅스텐 선물을 내놓을 계획이다(APT 가격 기준, 현금결제, 글로벌이코노믹 2026-10-20). 미국 국방 조달 규정도 2027년 1월 1일부터 원산지를 광석 단계까지 따진다. 상동 2단계 증설도 2027년이다. 내가 보기엔 선물시장이 생기면 그동안 깜깜했던 가격이 더 잘 보이겠지만, 그만큼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3. 첫 출하와 안정 생산은 다르다. 본격 상업생산은 영월군 전망으로도 "이르면 12월"이다. 알몬티도 SEC 제출 자료에서 상동 선광장이 기대만큼 돌지 않거나 생산량이 예상대로 오르지 않을 위험을 위험 요인으로 적었다. 나라면 분기마다 실제 출하량을 확인하겠다.
4. 환경 갈등은 실제 변수다. 김삿갓면 주민 약 300명이 산업단지 조성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가공 폐수가 옥동천으로 흘러들어 수질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농업, 관광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걱정이다. 영월군은 7월 주민설명회를 열었고,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토대로 관계부처 의견을 반영하면서 대기, 수질, 소음 전반에 강화된 저감시설을 두겠다고 했다. 광산이 상동에서 잘 돌아가도, 내가 보기엔 부가가치를 남길 가공단지 쪽 일정은 이 갈등에 따라 늦어질 수 있다.
개발자로서 하나 덧붙이면, 내가 매일 쓰는 반도체도 결국 이런 광산에서 시작된다. 공급망을 칩 단위로만 보면 이런 원료 병목은 시야에서 빠지기 쉽다.
정리
- 영월 상동광산이 1993년 중단 뒤 33년 만인 2026년 10월 24일 텅스텐 정광을 처음 상업 출하한다.
- 문을 닫은 이유는 중국산 저가 공세였고, 다시 열게 만든 배경에는 중국 수출 통제와 미국의 원산지 규정이 있다.
- 1단계 연 2,300톤, 2027년 4,600톤 계획이고, 미국 GTP와 21년 장기계약으로 판매처도 정해져 있다.
- 유럽 텅스텐 기준가는 2024년 추정 평균보다 크게 높지만 중국 내수 가격은 5월부터 조정 중이다. 2027년 CME 선물과 조달 규정, 생산 안정화, 환경 갈등이 앞으로 볼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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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33년 만에 부활한 '영월 상동광산'··· 24일 텅스텐 첫 상업 출하 (그린포스트코리아)
- Almonty sets first commercial tungsten shipment from Sangdong mine for October 24 (Rallies)
- 영월 상동광산, 30여년 만에 판매용 텅스텐 정광 출하 눈앞 (강원일보)
- Almonty to Host Investor Day (SEC Form 6-K, 2026-10-13)
- 中 텅스텐 막자 日 제조업 비상…가격 3배 뛰었다 (파이낸셜뉴스, 2026-08-10)
- Tungsten Price Today: APT Spot, Market & Outlook (Critical Minerals News)
- 中 텅스텐 수출통제에 美 CME, 선물거래 도입 추진 (글로벌이코노믹, 2026-10-20)